우리는 쌀의 민족이다.
예전만큼 쌀을 많이 소비하지는 않지만,
쌀은 밥, 막걸리, 식혜, 떡으로 변화하여 우리 일상 속에 스며들어 있다.
오늘날에 떡이 가지는 의미는 무엇일까?
젊은 떡공방 사장님과의 인터뷰

송알송알 떡공방, 최지현 대표
김포(GIMP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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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아토피와 비염
아이가 먹을 수 있는 음식을 만들자를 생각으로 만들기 시작한 떡.
그렇게 업이 되다.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저는 김포 고촌에서 떡을 만들고, 떡 만들기를 가르치고 있는 ‘송알송알’ 공방장 최지현입니다. 만나 뵙게 되어 진심으로 반갑습니다.
어떤 계기로 떡공방을 열게 되었나요?
제 아이들이 아토피와 비염을 앓고 있어서 먹거리에 제한이 많았어요. 아이들이 좋아하는 음식을 엄마가 직접 만들어주자는 마음으로 요리와 베이킹을 시작했죠. 그런데 베이킹을 배우면서 실제 빵에 들어가는 설탕과 버터의 양에 놀라, 제가 만들고도 아이들에게 차마 주지 못하겠더라고요. 그 다음으로 한식조리사 자격증을 취득을 하기 위해 공부를 하면서 떡제조기능사 자격증을 접하게 되었는데, 떡의 재료가 무척 간단하더라고요. 쌀가루, 천일염, 설탕, 물. 이 네 가지 재료만으로 백설기가 완성돼요. 설탕 양도 조절할 수 있었죠. 그때부터 떡의 세계에 푹 빠져들었어요. 나중에는 꿈속에서도 떡을 만들고 배우는 과정을 반복할 정도였답니다. 그렇게 떡공방을 운영하게 되었습니다.
쌀가루, 천일염, 설탕, 물.
그렇게 떡이 만들어진다.
ㅣ

사장님이 가장 좋아하는 떡은 뭐예요?
저는 절편과 바람떡을 가장 좋아해요! 절편과 바람떡은 만들기도 정말 쉽답니다. 그래서 무지개 바람떡 키트도 만들어서 런칭했어요. 떡 반죽 안에 고물이 들어가면 ‘바람떡’, 반죽 자체로만 만들면 ‘절편’이죠. 반죽을 냉동했다가 해동해 프라이팬에 설탕을 살짝 뿌려 구워 드시면, 저희 아이들의 주말 아침 식사로 즐기기에도 아주 좋아요. 가끔 절편으로 떡볶이를 만들어 먹는데, 모양은 마음대로지만 색다른 맛이라 ‘절편 떡볶이’를 정말 추천드려요!
그날의 떡은
소중한 날을 더 특별하게 만들어 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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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끈따끈한 바람떡이 먹고 싶네요. 떡과 관련된 이야기를 나눠볼까요? 사실 현대인들, 특히 젊은 세대에게 떡의 의미가 많이 달라졌잖아요. 선생님이 생각하시는 지금의 떡의 의미는 무엇인가요?
떡은 정직합니다. 버터나 베이킹소다 등을 넣어 맛을 가리거나 부풀리지 않거든요. 만드는 사람의 손길에 따라 맛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아주 정직한 음식이에요. 그래서 요령을 부리기도 어렵습니다. 우리의 삶은 소중한 날들의 연속이잖아요. 그런 날에는 떡을 함께 먹곤 해요. 그런데 아무리 미리 준비해도 전날 만든 떡은 내어놓지 않죠. 떡은 시간이 지나면 굳기 마련이니까요. 그래서 ‘그날의 떡’으로 그날의 행사를 치른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요.
요즘 젊은 사람들에게는 떡은 어떤 먹거리일까요?
생각보다 젊은 사람들이 건강을 중요하게 생각해요. 그런 면에서 떡은 빵보다 건강한 먹거리죠. 사실 떡은 완벽한 비건 음식이기도 해요. 증편, 절편, 바람떡, 가래떡, 백설기 등을 만들 때 달걀, 우유, 버터, 견과류 같은 알레르기 유발 재료가 들어가지 않거든요. 갓 빻은 쌀가루가 메인 재료가 되기 때문에, 외국인들도 간단한 재료만으로 떡이 만들어진다는 사실에 늘 놀라워하더라고요.

기억에 남는 클래스가 있나요?
독일에서 살고 있는 한국인 모녀가 방학을 맞아 한국에 방문하여 떡 만들기 클래스에 참여한 적이 있어요. 저희 공방에서 바람떡을 만들고 가셨죠. 엄마와 딸, 두 분 모두 엄격한 채식주의자였어요. 그날 배운 떡 만들기 레시피를 독일에서 비건 요리에 응용할 수 있겠다고 하셔서 정말 뿌듯했어요. 제가 하는 일의 가치를 더 많은 분께 알리고 싶다는 마음이 더욱 커진 계기가 됐습니다.
대표님은 떡과 관련된 추억이 있나요?
네. 어렸을 때 시골에 가면, 할머니께서 저희가 온다고 방앗간에서 갓 나온 콩고물 묻힌 쑥 절편을 한 말씩 해주셨던 기억이 나요. 저는 그 떡을 자르지도 않고 긴 절편 모양 그대로 질겅질겅 씹으며, 다소 거친 쑥 떡 특유의 맛을 즐기곤 했답니다. 콩가루의 고소함, 떡의 쫄깃함, 그리고 향긋한 쑥 내음까지...그 맛과 향은 30년이 지난 지금도 머릿속에 선명하게 남아 있어요.
떡은 완벽한 비거니즘 먹거리
떡을 만들 때 재료 선택은 어떻게 하시나요?
떡을 만들 때는 품질 좋은 쌀이 가장 중요해요. 쌀 품종도 워낙 다양해서, 공방장인 제 입맛에 맞는 쌀을 선택하는 것을 제일 우선으로 둡니다. 그리고 꼭 천일염을 사용해 떡을 만듭니다. 절편이나 가래떡을 만들 때 설탕은 빼도 되지만, 전체 중 1~1.3% 정도의 소금은 반드시 넣어야 해요. 소금을 빼면 맛이 확 달라지거든요.

떡 공방을 운영하면서 앞으로의 목표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저는 떡 만들기뿐 아니라, 사람들 앞에서 말하는 것도 좋아해요. 그래서 좀 더 유명해져서 카메라 앞에서 강연을 하고, 제가 하는 일의 가치를 전파하는 게 제 목표입니다. ㅎㅎㅎ
지금 김포에 살면서 로컬크리에이터로도 활동하시잖아요. 김포와 송알송알 떡공방이 시너지를 내는 점이 무엇일까요?
저는 김포의 특산물인 ‘김포금쌀’을 이용해 떡을 만들고, 김포 막걸리와 쌀가루를 반죽·발효해 증편을 만듭니다. 또 제철 과일을 이용해 포도설기 생크림케이크 같은 퓨전 베이킹도 할 수 있으니 무궁무진하죠.
게다가 김포는 공항과 인접해 있다는 장점도 있어요. 김포의 똑똑한 교통 수단인 ‘똑타’(경기도 DRT 버스)를 이용하면 김포 현대아울렛이나 김포공항까지 한 번에 이동할 수 있으니, 이 얼마나 좋은가요! 김포 지역의 매력은 자랑해도 끝이 없답니다.
단골 질문입니다. 인생에서 떡이란 무엇인가요?
선생님 같은 떡이요. 학생이라면 누구나 선생님께 칭찬받고 관심받고 싶잖아요. 그런데 가끔 선을 긋는 선생님도 계시듯, 저한테 떡은 그런 느낌이 있어요. 좀 어렵게 느껴진다고 할까요? 떡을 업으로 삼고 있지만, 여전히 풀리지 않는 궁금증이 많은 떡도 있어요. 그래서 여러 떡집 사장님들을 찾아다니며 배우고, 제 레시피를 만들어가는 중입니다. 떡은 다가가기 어려운 선생님 같아요. 저도, 그리고 제가 만든 떡도 앞으로 더 성장할 일만 남았겠지요?


글 | 여행에디터 박소현 localholic.life@gmail.com
우리는 쌀의 민족이다.
예전만큼 쌀을 많이 소비하지는 않지만,
쌀은 밥, 막걸리, 식혜, 떡으로 변화하여 우리 일상 속에 스며들어 있다.
오늘날에 떡이 가지는 의미는 무엇일까?
젊은 떡공방 사장님과의 인터뷰
송알송알 떡공방, 최지현 대표
김포(GIMPO)
l
아이의 아토피와 비염
아이가 먹을 수 있는 음식을 만들자를 생각으로 만들기 시작한 떡.
그렇게 업이 되다.
안녕하세요! 저는 김포 고촌에서 떡을 만들고, 떡 만들기를 가르치고 있는 ‘송알송알’ 공방장 최지현입니다. 만나 뵙게 되어 진심으로 반갑습니다.
제 아이들이 아토피와 비염을 앓고 있어서 먹거리에 제한이 많았어요. 아이들이 좋아하는 음식을 엄마가 직접 만들어주자는 마음으로 요리와 베이킹을 시작했죠. 그런데 베이킹을 배우면서 실제 빵에 들어가는 설탕과 버터의 양에 놀라, 제가 만들고도 아이들에게 차마 주지 못하겠더라고요. 그 다음으로 한식조리사 자격증을 취득을 하기 위해 공부를 하면서 떡제조기능사 자격증을 접하게 되었는데, 떡의 재료가 무척 간단하더라고요. 쌀가루, 천일염, 설탕, 물. 이 네 가지 재료만으로 백설기가 완성돼요. 설탕 양도 조절할 수 있었죠. 그때부터 떡의 세계에 푹 빠져들었어요. 나중에는 꿈속에서도 떡을 만들고 배우는 과정을 반복할 정도였답니다. 그렇게 떡공방을 운영하게 되었습니다.
쌀가루, 천일염, 설탕, 물.
그렇게 떡이 만들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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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절편과 바람떡을 가장 좋아해요! 절편과 바람떡은 만들기도 정말 쉽답니다. 그래서 무지개 바람떡 키트도 만들어서 런칭했어요. 떡 반죽 안에 고물이 들어가면 ‘바람떡’, 반죽 자체로만 만들면 ‘절편’이죠. 반죽을 냉동했다가 해동해 프라이팬에 설탕을 살짝 뿌려 구워 드시면, 저희 아이들의 주말 아침 식사로 즐기기에도 아주 좋아요. 가끔 절편으로 떡볶이를 만들어 먹는데, 모양은 마음대로지만 색다른 맛이라 ‘절편 떡볶이’를 정말 추천드려요!
그날의 떡은
소중한 날을 더 특별하게 만들어 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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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은 정직합니다. 버터나 베이킹소다 등을 넣어 맛을 가리거나 부풀리지 않거든요. 만드는 사람의 손길에 따라 맛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아주 정직한 음식이에요. 그래서 요령을 부리기도 어렵습니다. 우리의 삶은 소중한 날들의 연속이잖아요. 그런 날에는 떡을 함께 먹곤 해요. 그런데 아무리 미리 준비해도 전날 만든 떡은 내어놓지 않죠. 떡은 시간이 지나면 굳기 마련이니까요. 그래서 ‘그날의 떡’으로 그날의 행사를 치른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요.
생각보다 젊은 사람들이 건강을 중요하게 생각해요. 그런 면에서 떡은 빵보다 건강한 먹거리죠. 사실 떡은 완벽한 비건 음식이기도 해요. 증편, 절편, 바람떡, 가래떡, 백설기 등을 만들 때 달걀, 우유, 버터, 견과류 같은 알레르기 유발 재료가 들어가지 않거든요. 갓 빻은 쌀가루가 메인 재료가 되기 때문에, 외국인들도 간단한 재료만으로 떡이 만들어진다는 사실에 늘 놀라워하더라고요.
독일에서 살고 있는 한국인 모녀가 방학을 맞아 한국에 방문하여 떡 만들기 클래스에 참여한 적이 있어요. 저희 공방에서 바람떡을 만들고 가셨죠. 엄마와 딸, 두 분 모두 엄격한 채식주의자였어요. 그날 배운 떡 만들기 레시피를 독일에서 비건 요리에 응용할 수 있겠다고 하셔서 정말 뿌듯했어요. 제가 하는 일의 가치를 더 많은 분께 알리고 싶다는 마음이 더욱 커진 계기가 됐습니다.
네. 어렸을 때 시골에 가면, 할머니께서 저희가 온다고 방앗간에서 갓 나온 콩고물 묻힌 쑥 절편을 한 말씩 해주셨던 기억이 나요. 저는 그 떡을 자르지도 않고 긴 절편 모양 그대로 질겅질겅 씹으며, 다소 거친 쑥 떡 특유의 맛을 즐기곤 했답니다. 콩가루의 고소함, 떡의 쫄깃함, 그리고 향긋한 쑥 내음까지...그 맛과 향은 30년이 지난 지금도 머릿속에 선명하게 남아 있어요.
떡은 완벽한 비거니즘 먹거리
떡을 만들 때는 품질 좋은 쌀이 가장 중요해요. 쌀 품종도 워낙 다양해서, 공방장인 제 입맛에 맞는 쌀을 선택하는 것을 제일 우선으로 둡니다. 그리고 꼭 천일염을 사용해 떡을 만듭니다. 절편이나 가래떡을 만들 때 설탕은 빼도 되지만, 전체 중 1~1.3% 정도의 소금은 반드시 넣어야 해요. 소금을 빼면 맛이 확 달라지거든요.
저는 떡 만들기뿐 아니라, 사람들 앞에서 말하는 것도 좋아해요. 그래서 좀 더 유명해져서 카메라 앞에서 강연을 하고, 제가 하는 일의 가치를 전파하는 게 제 목표입니다. ㅎㅎㅎ
저는 김포의 특산물인 ‘김포금쌀’을 이용해 떡을 만들고, 김포 막걸리와 쌀가루를 반죽·발효해 증편을 만듭니다. 또 제철 과일을 이용해 포도설기 생크림케이크 같은 퓨전 베이킹도 할 수 있으니 무궁무진하죠.
게다가 김포는 공항과 인접해 있다는 장점도 있어요. 김포의 똑똑한 교통 수단인 ‘똑타’(경기도 DRT 버스)를 이용하면 김포 현대아울렛이나 김포공항까지 한 번에 이동할 수 있으니, 이 얼마나 좋은가요! 김포 지역의 매력은 자랑해도 끝이 없답니다.
선생님 같은 떡이요. 학생이라면 누구나 선생님께 칭찬받고 관심받고 싶잖아요. 그런데 가끔 선을 긋는 선생님도 계시듯, 저한테 떡은 그런 느낌이 있어요. 좀 어렵게 느껴진다고 할까요? 떡을 업으로 삼고 있지만, 여전히 풀리지 않는 궁금증이 많은 떡도 있어요. 그래서 여러 떡집 사장님들을 찾아다니며 배우고, 제 레시피를 만들어가는 중입니다. 떡은 다가가기 어려운 선생님 같아요. 저도, 그리고 제가 만든 떡도 앞으로 더 성장할 일만 남았겠지요?
글 | 여행에디터 박소현 localholic.life@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