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시장에서 떡집을 운영하는 김희자 씨의 이야기
부여떡 방앗간
대표 김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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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앞 위치한 통인 시장에는 새벽 4시에 하얀 김을 뿜는 떡집이 있다. 부여떡방앗간이다. 부여 떡집은 시장의 아침을 연다. 떡집 덕분에 고소한 내음이 시장 골목으로 쫙 퍼진다. 떡집 사장님인 김희자 사장님과의 인터뷰 약속은 두 번이나 미뤄졌다. 우연이었는지 인터뷰를 약속한 시간마다 떡을 사러 온 손님들이 많았기 때문. 기분 좋은 일로 미뤄진 거라 대수롭지 않았다.어렵게 진행한 인터뷰 도중에도 가게 안으로 들어오는 손님들로 가게 안은 북적였다. 인터뷰를 하는 도중에도 그녀는 쉬지 않고 밤을 깎으며 나와 인터뷰를 이어갔다. 그녀에게 쉬는 시간이 있는 걸까.
INTERVIEW
SINCE 1961 떡집을 물려받다
그녀는 충남 부여에서 24년 전 서울로 이사 왔다. 그리고 부모님이 하시던 가게를 물려받아 남동생과 함께 운영 중이다. 떡집을 여는 새벽부터 쉬는 시간이 없이 바쁘다. 떡을 만들고, 손님을 상대하는 일 뿐만 아니라 가게 뒤쪽에 위치한 공간에 부모님을 모시며 틈틈이 집안일까지 하고 있었다. 최근 그녀는 부여떡방앗간의 미래에 대한 생각을 자주 한다고 했다.
고소한 떡 내음이 참 좋습니다. 요즘 어떻게 지내세요?
예전에는 새벽 4시에 가게 문을 열었어요. 요즘은 6시에 나오죠. 시장이 예전 같지 않아요. 저희 가게는 앞뒤로 가게와 집이 붙어있어요. 방앗간은 일과 집의 공간이 분리가 되어있으면 일하기 더 힘들어요. 부모님을 모시고 살고 있어서 틈틈이 시간 날 때마다 집안일을 해야 해요.
떡은 사람들이 모이는 곳에 항상 있던 우리 음식
언제부터 떡집 일을 하셨어요?
본격적으로 맡아한 지는 20년이 넘었죠. 저도 이제 슬슬 몸이 고장 나기 시작했어요. 어렸을 때부터 부모님이 하시는 떡집 사업을 보고 자랐기 때문에 사실 일을 맡아 시작했을 때도 별로 어렵다고 느껴지지 않았어요. 아이들을 학교 들어갈 때까지 키워 놓고 나서야 조금씩 일을 도와드리기 시작했어요.
떡집도 경기를 타나요?
예전에는 사람들이 모이는 곳에는 떡이 있었잖아요. 잔칫날에, 생일에. 시대가 지나면서 떡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바뀌었죠. 최근에 코로나로 인해서 사람들이 모이는 일이 전보다 줄었죠. 그래서 사람들이 잘 모이지 않기도 하고 떡을 대체할 빵이나 외국 음식도 많아졌고요.
요즘 제일 잘 팔리는 떡은 뭐예요?
최근에는 모듬 찰떡, 영양떡이 잘나가요. 아침 식사 대용으로 간편하게 먹을 수 있어서 엄마들이 좋아하시는 거 같아요.
부여방도 작은 전통 시장 안에 있는데요. 사람들이 전통 시장을 찾도록 하려면 어떤 변화가 필요할까요?
가장 먼저 상인들이 변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상인들은 변화하려 하지 않아요. 시대가 변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어요. 변해야 해요. 해보지 않고 미리 못하겠다고 말하지 않았으면 해요.
전통을 지키려면 사람이 변해야 한다.
서촌 지역도, 통인 시장도 최근 많이 변했잖아요. 시장 내부적으로 어떤 변화가 필요할까요?
시장 상인회에서 행사를 주도하는 것보다 외부 사람들이 시장 이야기를 알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해요. 그렇게 하려면 상인들이 행동으로 먼저 나서야 해요. 예를 들어서, 애를 키우다 보면 ‘내가 보기에는 애가 해도 안 될 것 같은데, 힘드니까 하지마’ 가 아니라 ‘일단 해봐’ 라고 말하는 거죠. ’‘해보다가 힘들면 말고...‘ 이런 긍정적인 마인드가 필요한 시점이에요. 해보지 않고 미리 말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상인들이 먼저 바뀌어야 해요. 지금 전통시장은 전통을 지켜야 하는 것과 현대인들의 입맛에 맞게 바뀌어야 하는 것을 모두 취해야 살아남아요.
떡은 시간이 지나면 굳는 게 당연하다.
최근 떡집을 운영하면서 고민이 있나요?
떡 배송이요. 최근에는 전국에서 서울로 떡배송을 하더라고요. 저는 아직 가까운 인근 지역이 아니면 떡을 배송하는 게 조금 망설여지는 부분이 있어요. 떡에 방부제를 넣어야 한다면 조금 망설여지죠. 겨울에는 그나마 조금 나아요. 여름에는 떡 주문이 들어오면 제가 손님한테 양해를 구하고 배송을 되도록 하지 않아요. 배송 중에 떡이 상할 수 있어요. 왜냐하면 떡이 시간이 지나면 굳는 게 당연한 거잖아요. 상온에 두면 곰팡이가 생기는 게 당연한 거죠. 떡에 방부제를 넣어 배송을 해야 할지 고민이에요. 그걸 좀 해결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맛있는 떡을 생산할 때 가장 중요한 게 뭐예요?
당연히 재료죠. 국산 쌀 중에서도 좋은 쌀을 쓰는 게 중요해요. 그리고 간을 잘 맞추는 것도 중요하고요.
사장님이 가장 좋아하는 떡이 뭔지 궁금해요.
음...가래떡이요. 본연의 재료의 맛을 오롯이 느낄 수 있거든요. 갓 지은 밥이 맛있는 것처럼요.
떡을 만드는 일은 자식에게 물려주고 싶지 않은 가업
이 일을 자식한테 물려줄 생각은 없으세요?
우리 아이들은 어렸을 때부터 제가 힘들게 일하는 모습을 봐왔어요. 어느 부모가 힘든 일을 물려주고 싶겠어요. 다행히 자기 일을 알아서 잘 하고 있기 때문에 굳이 제 일을 물려받지 않아도 될 것 같아요. 저희 세대는 부모님이 자식을 위해서 몸을 아끼지 않고 희생하며 일을 하셨잖아요. 그래서인지 부모님이 어느 순간 고된 일로 인해 몸이 망가지는 걸 바라보는 게 자식 입장에서는 많이 속상한 일이죠.
아들과 맛있는 음식 먹고 싶어요.
일을 하지 않고 하루만 쉴 수 있다면 무엇을 하고 싶으세요?
아직 그렇게 쉬어본 적은 없지만, 아들과 맛있는 거 먹으러 여행 가고 싶어요.
전통시장에서 떡집을 운영하는 김희자 씨의 이야기
부여떡 방앗간
대표 김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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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앞 위치한 통인 시장에는 새벽 4시에 하얀 김을 뿜는 떡집이 있다. 부여떡방앗간이다. 부여 떡집은 시장의 아침을 연다. 떡집 덕분에 고소한 내음이 시장 골목으로 쫙 퍼진다. 떡집 사장님인 김희자 사장님과의 인터뷰 약속은 두 번이나 미뤄졌다. 우연이었는지 인터뷰를 약속한 시간마다 떡을 사러 온 손님들이 많았기 때문. 기분 좋은 일로 미뤄진 거라 대수롭지 않았다.어렵게 진행한 인터뷰 도중에도 가게 안으로 들어오는 손님들로 가게 안은 북적였다. 인터뷰를 하는 도중에도 그녀는 쉬지 않고 밤을 깎으며 나와 인터뷰를 이어갔다. 그녀에게 쉬는 시간이 있는 걸까.
INTERVIEW
SINCE 1961 떡집을 물려받다
그녀는 충남 부여에서 24년 전 서울로 이사 왔다. 그리고 부모님이 하시던 가게를 물려받아 남동생과 함께 운영 중이다. 떡집을 여는 새벽부터 쉬는 시간이 없이 바쁘다. 떡을 만들고, 손님을 상대하는 일 뿐만 아니라 가게 뒤쪽에 위치한 공간에 부모님을 모시며 틈틈이 집안일까지 하고 있었다. 최근 그녀는 부여떡방앗간의 미래에 대한 생각을 자주 한다고 했다.
예전에는 새벽 4시에 가게 문을 열었어요. 요즘은 6시에 나오죠. 시장이 예전 같지 않아요. 저희 가게는 앞뒤로 가게와 집이 붙어있어요. 방앗간은 일과 집의 공간이 분리가 되어있으면 일하기 더 힘들어요. 부모님을 모시고 살고 있어서 틈틈이 시간 날 때마다 집안일을 해야 해요.
떡은 사람들이 모이는 곳에 항상 있던 우리 음식
본격적으로 맡아한 지는 20년이 넘었죠. 저도 이제 슬슬 몸이 고장 나기 시작했어요. 어렸을 때부터 부모님이 하시는 떡집 사업을 보고 자랐기 때문에 사실 일을 맡아 시작했을 때도 별로 어렵다고 느껴지지 않았어요. 아이들을 학교 들어갈 때까지 키워 놓고 나서야 조금씩 일을 도와드리기 시작했어요.
예전에는 사람들이 모이는 곳에는 떡이 있었잖아요. 잔칫날에, 생일에. 시대가 지나면서 떡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바뀌었죠. 최근에 코로나로 인해서 사람들이 모이는 일이 전보다 줄었죠. 그래서 사람들이 잘 모이지 않기도 하고 떡을 대체할 빵이나 외국 음식도 많아졌고요.
최근에는 모듬 찰떡, 영양떡이 잘나가요. 아침 식사 대용으로 간편하게 먹을 수 있어서 엄마들이 좋아하시는 거 같아요.
가장 먼저 상인들이 변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상인들은 변화하려 하지 않아요. 시대가 변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어요. 변해야 해요. 해보지 않고 미리 못하겠다고 말하지 않았으면 해요.
전통을 지키려면 사람이 변해야 한다.
시장 상인회에서 행사를 주도하는 것보다 외부 사람들이 시장 이야기를 알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해요. 그렇게 하려면 상인들이 행동으로 먼저 나서야 해요. 예를 들어서, 애를 키우다 보면 ‘내가 보기에는 애가 해도 안 될 것 같은데, 힘드니까 하지마’ 가 아니라 ‘일단 해봐’ 라고 말하는 거죠. ’‘해보다가 힘들면 말고...‘ 이런 긍정적인 마인드가 필요한 시점이에요. 해보지 않고 미리 말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상인들이 먼저 바뀌어야 해요. 지금 전통시장은 전통을 지켜야 하는 것과 현대인들의 입맛에 맞게 바뀌어야 하는 것을 모두 취해야 살아남아요.
떡은 시간이 지나면 굳는 게 당연하다.
떡 배송이요. 최근에는 전국에서 서울로 떡배송을 하더라고요. 저는 아직 가까운 인근 지역이 아니면 떡을 배송하는 게 조금 망설여지는 부분이 있어요. 떡에 방부제를 넣어야 한다면 조금 망설여지죠. 겨울에는 그나마 조금 나아요. 여름에는 떡 주문이 들어오면 제가 손님한테 양해를 구하고 배송을 되도록 하지 않아요. 배송 중에 떡이 상할 수 있어요. 왜냐하면 떡이 시간이 지나면 굳는 게 당연한 거잖아요. 상온에 두면 곰팡이가 생기는 게 당연한 거죠. 떡에 방부제를 넣어 배송을 해야 할지 고민이에요. 그걸 좀 해결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당연히 재료죠. 국산 쌀 중에서도 좋은 쌀을 쓰는 게 중요해요. 그리고 간을 잘 맞추는 것도 중요하고요.
음...가래떡이요. 본연의 재료의 맛을 오롯이 느낄 수 있거든요. 갓 지은 밥이 맛있는 것처럼요.
떡을 만드는 일은 자식에게 물려주고 싶지 않은 가업
우리 아이들은 어렸을 때부터 제가 힘들게 일하는 모습을 봐왔어요. 어느 부모가 힘든 일을 물려주고 싶겠어요. 다행히 자기 일을 알아서 잘 하고 있기 때문에 굳이 제 일을 물려받지 않아도 될 것 같아요. 저희 세대는 부모님이 자식을 위해서 몸을 아끼지 않고 희생하며 일을 하셨잖아요. 그래서인지 부모님이 어느 순간 고된 일로 인해 몸이 망가지는 걸 바라보는 게 자식 입장에서는 많이 속상한 일이죠.
아들과 맛있는 음식 먹고 싶어요.
아직 그렇게 쉬어본 적은 없지만, 아들과 맛있는 거 먹으러 여행 가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