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천의 작은 마을, 붉으실마을 이야기
제천역에서 1시간 남짓 달려, 붉으실마을에 도착했다.
제천, 붉으실마을
|
이 마을은 불구실이라고도 불린다. 하지만 지도에서는 붉으실, 불구실이라는 마을명으로는 검색되지 않는다. 수곡리 마을회관으로 검색하면 마을을 찾을 수 있다. 제천역에서 택시로 40분 이상 떨어진 작은 마을이다. 현재 70여 가구가 살고 있다.도착하여 수곡 1리 마을회관 앞으로 모이니 마을 소개를 해주실 할아버지 한분이 나타났다. 이태희 할아버지 (전 이장)다. 마을 어르신이 직접 마중 나와 외부인을 환영해주시니 낯설고 어색한 마음은 이내 사라졌다.

이태희 할아버지는 마을 해설 전에 모두에게 수수 한 다발을 건네주셨다. 지금껏 받은 웰컴 인사 중에 가장 수수하고 따뜻하고 감동적이었다.보통 농촌지역에서는 겨울 외의 3월부터 10월까지의 기간동안 마을 여행을 진행한다. 겨울의 마을 풍경이 다른 계절에 비해 색감이 적고 관광매력도가 떨어진다고 생각하기에 보통 겨울 시즌에는 팸투어도, 마을 여행상품도 운영하지 않는 편이다. 하지만 로컬 여행은 계절과는 상관없이 그 계절에 사람들이 사는 삶의 모습을 보여주는 도전도 필요하다. 겨울에 시골마을에서는 무엇을 먹는지, 어떤 일을 하는지 등등을 상품화시키는 작업도 충분히 마을여행이 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제천 붉으실 마을에서 이 시기에 마을 여행을 진행한 것은 큰 도전이었다고 본다.
마을 여행사가 운영하는 로컬여행
N O W

누가 저렇게 산을 예쁘게.. 나누었을까?
이태희 할아버지와 함께 1시간 동안 마을 이곳저곳을 돌며 마을을 보았다. 할아버지께서는 세종대왕의 아들 금성대군의 후손으로 이곳에서 10대를 이어 살아왔다고 한다. 어린 시절에 마을의 모습과 그동안 마을의 변화, 그리고 한국전쟁 때 마을 산에 불이 났던 기억들, 사람들이 많이 살기 시작하면서 수도와 전기 시설을 고쳐왔던 이야기 등에 대해 열심히 설명해주셨다.
여든을 넘긴 할아버지의 마을 소개는 그 자체로 감동이었다. 솔직히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반 정도밖에 이해하지 못했다. 그의 설명을 좀 더 많이 이해하기 위해 할아버지에게 바짝 붙어 다녔지만, 마스크를 낀 상태에서 진행하는 상황에 강원도 사투리와 충청도 사투리가 섞인 제천 특유의 사투리는 정신을 바짝 차려도 이해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할아버지 자체로 충분히 붉구실 마을을 깊이 느낄 수 있었다.

현재 마을 산에는 수수와 사과 등을 재배하고 있다.
붉으실 마을의 대표작물은 수수인데, 수수 수확철이 되면 이 마을의 풍경은 장관이라고 한다.
내년 가을쯤이면 저 산은 붉은, 버건디 색의 수수와 빨간 사과로 뒤덮여 있을 게다. 내년 가을에 이 마을산을 보러 다시 오고 싶다. 마을 소개가 끝나고, 나는 할아버지께 사진 촬영을 요청했다. 할아버지를 귀찮게 하는 것은 아닐까 싶어 조금 걱정이 되었지만, 마스크를 벗고 찍자고 하시며 흔쾌히 사진을 남겨주셨다.한 마을에서 10대를 이어 살아온 할아버지에게 마을 해설을 들을 수 있는 경험을 과연 다시 할 수 있을까?



수수 다발의 여운은 생각보다 오래갔다.
당분간 수수만 보면 붉으실 마을과 이태희 할아버지가 생각날 것 같다.
글, 사진 | 여행에디터 박소현 localholic.life@gmail.com
제천의 작은 마을, 붉으실마을 이야기
제천역에서 1시간 남짓 달려, 붉으실마을에 도착했다.
제천, 붉으실마을
|
이 마을은 불구실이라고도 불린다. 하지만 지도에서는 붉으실, 불구실이라는 마을명으로는 검색되지 않는다. 수곡리 마을회관으로 검색하면 마을을 찾을 수 있다. 제천역에서 택시로 40분 이상 떨어진 작은 마을이다. 현재 70여 가구가 살고 있다.도착하여 수곡 1리 마을회관 앞으로 모이니 마을 소개를 해주실 할아버지 한분이 나타났다. 이태희 할아버지 (전 이장)다. 마을 어르신이 직접 마중 나와 외부인을 환영해주시니 낯설고 어색한 마음은 이내 사라졌다.
이태희 할아버지는 마을 해설 전에 모두에게 수수 한 다발을 건네주셨다. 지금껏 받은 웰컴 인사 중에 가장 수수하고 따뜻하고 감동적이었다.보통 농촌지역에서는 겨울 외의 3월부터 10월까지의 기간동안 마을 여행을 진행한다. 겨울의 마을 풍경이 다른 계절에 비해 색감이 적고 관광매력도가 떨어진다고 생각하기에 보통 겨울 시즌에는 팸투어도, 마을 여행상품도 운영하지 않는 편이다. 하지만 로컬 여행은 계절과는 상관없이 그 계절에 사람들이 사는 삶의 모습을 보여주는 도전도 필요하다. 겨울에 시골마을에서는 무엇을 먹는지, 어떤 일을 하는지 등등을 상품화시키는 작업도 충분히 마을여행이 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제천 붉으실 마을에서 이 시기에 마을 여행을 진행한 것은 큰 도전이었다고 본다.
마을 여행사가 운영하는 로컬여행
N O W
이태희 할아버지와 함께 1시간 동안 마을 이곳저곳을 돌며 마을을 보았다. 할아버지께서는 세종대왕의 아들 금성대군의 후손으로 이곳에서 10대를 이어 살아왔다고 한다. 어린 시절에 마을의 모습과 그동안 마을의 변화, 그리고 한국전쟁 때 마을 산에 불이 났던 기억들, 사람들이 많이 살기 시작하면서 수도와 전기 시설을 고쳐왔던 이야기 등에 대해 열심히 설명해주셨다.
여든을 넘긴 할아버지의 마을 소개는 그 자체로 감동이었다. 솔직히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반 정도밖에 이해하지 못했다. 그의 설명을 좀 더 많이 이해하기 위해 할아버지에게 바짝 붙어 다녔지만, 마스크를 낀 상태에서 진행하는 상황에 강원도 사투리와 충청도 사투리가 섞인 제천 특유의 사투리는 정신을 바짝 차려도 이해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할아버지 자체로 충분히 붉구실 마을을 깊이 느낄 수 있었다.
현재 마을 산에는 수수와 사과 등을 재배하고 있다.
붉으실 마을의 대표작물은 수수인데, 수수 수확철이 되면 이 마을의 풍경은 장관이라고 한다.
내년 가을쯤이면 저 산은 붉은, 버건디 색의 수수와 빨간 사과로 뒤덮여 있을 게다. 내년 가을에 이 마을산을 보러 다시 오고 싶다. 마을 소개가 끝나고, 나는 할아버지께 사진 촬영을 요청했다. 할아버지를 귀찮게 하는 것은 아닐까 싶어 조금 걱정이 되었지만, 마스크를 벗고 찍자고 하시며 흔쾌히 사진을 남겨주셨다.한 마을에서 10대를 이어 살아온 할아버지에게 마을 해설을 들을 수 있는 경험을 과연 다시 할 수 있을까?
수수 다발의 여운은 생각보다 오래갔다.
당분간 수수만 보면 붉으실 마을과 이태희 할아버지가 생각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