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떡볶이 맛있게 먹는 방법 세가지

서울형 떡볶이의 대표주자, 기름떡볶이

통인시장, 원조정할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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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인시장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먹거리는 단연 기름떡볶이다. 서울형 떡볶이의 한 종류로 가마솥 뚜껑에 간장 또는 고추장으로 양념한 떡을 튀기듯이 볶은 떡볶이로 대중적인 국물이 자작한 떡볶이와는 그 맛이 전혀 다르다. 통인시장에서 기름떡볶이의 전통을 잇고 있는 상점은 두 곳만이 남아있는데 모두 세대 교체가 되어 대를 잇고 있다.

이번 인터뷰에서 만나본 떡볶이 집은 정할머니 기름떡볶이으로 2대 사장님과 인터뷰를 진행하였다. 정할머니 가게는 미국 국무장관이 방문하여 더욱 유명해진 곳이다. 정월선 1대 사장님은 이곳에서 1985년부터 떡볶이 장사를 해왔다. 그의 아들 이정훈 2대 사장님이 떡볶이 장사를 함께 한지 벌써 13년째. 기름떡볶이와 함께하는 그의 인생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통인시장 명물 기름떡볶이

INTERVIEW

통인시장에서 기름떡볶이를 판매하신 지 얼마나 되셨어요?

어머니는 37년. 저는 13년 되었습니다. 어머님은 서촌에서 7살 때부터 사셨죠. 이 동네가 옛날에 못 살았잖아요. 저는 여기서 자라서 대기업을 다니다가 IMF 터지고 나서 그만두고, PC방을 하게 되었죠. 제가 게임을 좋아했거든요. 하하하. 그때 스타크래프트 너무 좋아서 했는데 접었죠. 장사는 잘 되었는데 그때 한창 PC방 경쟁자들이 많아져서 2년 하다가 접게 되었어요. 그리고 그때 어머니가 정말 바쁘셨어요. 그래서 같이 장사를 시작하게 된 게 시작이었어요.

당시에 어머님이 적극적으로 장사를 권하셨어요?

아니요. 어머니가 적극적으로 하라고 하지도 않으셨어요. 그런데 일손이 부족하게 되니까 자연스럽게 돕게 되었죠. 어머님이 연세가 있으셔서 장사를 힘들어하세요. 그래도 일은 놓지 않으세요. 아침에 오셔서 2시쯤 들어가세요. 일을 조금씩 줄이시는 거죠. 아직도 어머님 찾는 단골손님이 많아요.

1대 사장님이 언제까지 장사하실 수 있을까요?

길어야 3-4년 함께 하실 수 있어 보여요. 장사는 힘들고 고된 일이죠.

떡볶이 장사 인생은 어떠세요? 어떤 게 가장 중요한가요?

전통 시장이니까 사람들이 많이 다니고 사람들과 이야기를 많이 하잖아요. 사람을 상대하는 일이 중요해요. 하지만 그런 걸로 힘들지는 않아요. 그런데 가끔 아주 가끔 힘 빠지게 하는 손님이 올 때가 있어요. 두 달에 한 번 정도… 그런 거 말고는 좋아요.

떡볶이 장사를 시작한 걸 후회한 적 없으세요?

없어요. 저는 사람 만나는 걸 좋아해서요. 이야기하는 거는 이런저런 이야기 하면 좋죠. 식당은 음식만 먹고 가잖아요. 그런데 떡볶이 먹으러 와서 앞에 앉아 드시면서 이야기를 하시거든요. 좋아요. 모든 사람들은 겉으로 번지르르해 보이고 편해 보이고 여유로워 보일 수 있겠지만 실제는 마음에 다 앓고 있는 게 있잖아요. 그런 이야기를 나누는 게 좋죠.

하루만 온전히 시간이 주어진다면 뭘 하고 싶으세요?

아무도 없어요? 장사도 안 해도 되고요? 하아.. 그렇다면 조용한 산에 올라가고 싶어요. 등산은 좋아하지 않지만 산에 혼자 있으면 정말 좋은 거 같아요. 옛날에 한번 갔었는데 혼자서 산에 가만히 앉아있으면 정말 좋더라고요.

기름 떡볶이를 맛있게 먹는 꿀팁 3가지

떡볶이 이야기해볼까요? 조금 바보 같은 질문인데.. 사장님은 기름떡볶이 얼마나 자주 드세요?

2달에 한번 정도요. 저는 매운 맛만 먹어요. 저는 먹을 때 조금 더 맵게 해서 먹어요. 그럼 정말 맛있어요.

포장해서 가져가는 손님이 많네요. 포장해서 가져가서 맛있게 먹는 노하우 있나요?

 포장해가서 바로 그냥 드셔도 되고, 하루 지나서 전자레인지에 살짝 돌려 먹어도 맛있어요. 그리고 이건 꿀팁인데 라면에 넣어 먹으면 정말 맛있을 거예요.

집에서도 떡볶이 요리를 하세요? 집에서 떡볶이를 만들어 먹는 게 어렵지 않나요?

사실 저는 보통의 밀떡볶이를 더 잘 요리해요. 저만 아는 떡볶이 노하우가 몇 개가 있어요. 제가 떡볶이를 너무 좋아해서 여기저기 먹으러 다녀요.  사실 기름떡볶이는 호불호가 있어요. 달지가 않죠. 그래서 좋아하는 사람들은 좋아하고, 아니다 싶으면 정말 싫어할 수 있는 거예요. 그래서 맵고, 맵지 않은 두 맛을 다 느끼셨으면 좋겠는데, 뒤돌아서면 생각이 나게 하는 맛이 되려면 두 가지를 함께 먹어야 해요. 어떤 사람들은 제가 장사하려고 두 가지 맛을 다 권한다고 생각하는데 그건 아니거든요.

장사를 하다가 힘들거나 답답하면 어떻게 하세요?

그냥…. 가족들 생각하면서 해요. 장사는 될 때도 있고 안 될 때고 있어서. 그런 거 에는 연연하려고 하지 않아요. 가족들 건강만 생각하고 있어요. 고등학생 아들이 있는데 벌써부터 가게를 물려받겠다고 해요. 하하

장사는 너무 잘 하려고 할 필요 없고, 자기 방식대로 하면 되는 것 같아요.

통인시장은 엽전 도시락이 흥행한 이후 많이 변했어요. 이런 변화에 시장 상인들이 무엇을 느끼고 있나요?

2018년 때부터 서촌의 분위기가 많이 변했어요. 집은 많은데 사람이 별로 없는 그런 동네 분위기가 되었죠. 서촌은 전통적으로 오래 살던 사람들이 많은 동네예요. 최근에는 외지인들이 많아지면서 사람들이 많이 오는데 볼 게 없는 동네가 되는 건 아닌지.. 그런 생각이 들어요.

통인 시장이 살아남기 위해 중요한 게 뭘까요?

남들이 안 하는 거 해야 해요. 어딜 가나 있는 거 말고. 시장에 새로 들어오는 사람들이 유명세 타기 전에 힘들어서 금방 빠져버리는 걸 몇 번 봤어요. 조금만 더 참으면 되는데.

마지막으로 통인시장 상인들과 나누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요.

상인들이 자기 방식으로 잘하면 되겠죠. 외지인들이 많이 오는 곳이니까 요즘은 모든 게 인터넷으로 다 알려지잖아요. 그 관리를 잘해야죠. 너무 잘할 필요도 없고 자기 방식대로요.

 글, 사진 | 여행에디터 박소현 localholic.life@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