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에서 구례로
연고 없는 지역에서 여행가이드가 된 그의 이야기
주민여행사 구례애올래, 임세웅 대표
구례(GURYE)
l
캐나다에 살던 임세웅 대표는 한국 여행 중 구례에 방문하게 된다. '이 곳에 살면 좋겠다' 라는 생각으로
연고도 없는 구례에서 새 삶을 시작했다.
그가 들려주는 구례 이야기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저는 전라남도 구례군 10년차 문화관광해설사이자 주민여행사 <구례애올래> 대표 임세웅입니다.
구례가 고향이세요?
아니요, 14년 전까지 캐나다에서 살다가 귀국하다가 구례에서 살게 되었어요.
해외 생활을 정리하고 구례로 이사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나요?
2009년 가족이 있는 캐나다로 출국하기 전에 구례와 하동을 잇는 섬진강을 여행한 적이 있었어요. 그때의 기억이 너무 좋았어요. 살고 싶을 만큼요. 한국에 돌아와서 그 기억을 따라 섬진강 변에서 2년만 살아보자고 이사왔는데 그렇게 벌써 13년이나 지났네요.
큰 산 지리산과 큰 강 섬진강이 품어주는 곳
구례
연고가 없는 지역에 살면서 구례를 알리는 일까지 10년째 하고 있다는 건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해요. 진심으로 구례에 대한 애정이 느껴져요. 살아보니 구례는 어떤 곳인가요?
큰 산 지리산과 큰 강 섬진강이 지켜주는 곳. 지리산의 웅장함과 섬진강의 잔잔함이 어우러져 포근함이 느껴지는 지역입니다. 구례의 옛 이름이 구차례인데 그 뜻이 원수가 함께 머물며 예를 찾은 곳이에요. 너그럽게 포용하는 곳. 구례는 외지 사람들을 환영하고 포용하는 곳이죠.
<사진. 구래애올래>
지난 10년간 구례에서 문화해설사, 여행가이드로 일하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나요?
해외에 거주하고 있는 따님이 한국에 사시는 부모님을 위해 투어를 예약한 적이 있었어요.따님이 부모님께 구례 여행을 선물한 거죠. 그래서 제가 예약자인 딸 대신 부모님을 모신다고 생각하면서 함께 여행을 했어요. 처음에는 조금 어색했지만 차츰 편안하게 여행을 했고, 다행히 부모님도 좋은 기억을 가지고 매년 구례를 찾아오셨어요.
또 한 번은 중국에서 온 관광객을 대상으로 구례 가이드를 진행했는데 서로 대화가 잘 통하지 않아 언어의 장벽으로 초반에는 애를 먹었어요. 그런데 투어가 끝나고 저녁 식사에 초대를 받았어요. 진심이 통했나 봐요. 그리고 더불어 팁(?)도 많이 받았답니다. 구례를 찾는 다양한 사람들과 친구가 되기도 하고 그들의 아들딸이 되기도 하면서 구례를 알리고 있습니다.
죽기 전에 꼭 봐야 할 꽃, 화엄사 홍매화
<사진. 구래애올래>
구례의 대표 가이드로서 봄에 구례에 가서 꼭 해야 하는 일들을 추천해 주세요!
맞아요. 구례의 봄은 다른 어느 지역보다 찬란합니다. 꽃 여행을 하세요. 노란 산수유꽃, 빨간 홍매화, 하얀 벚꽃 그리고 노란 수선화가 연이어 피죠. 봄에는 구례의 어느 곳을 가더라도 참 이쁩니다. 굳이 뽑는다면 저수지에 비친 산수유꽃의 반영이 아름다운 현천마을, 붉디붉은 홍매화가 아름답게 피는 화엄사, 하얀 벚꽃이 터널을 이루는 동해마을 섬진강 벚꽃길은 이 시기에 꼭 가봐야 하는 곳으로 꼽아요.
봄에 오면 꼭 봐야 하는 것은 단연 화엄사 홍매화입니다. 산수유꽃도 벚꽃도 아름답지만 화엄사 홍매화는 죽기 전에 꼭 봐야 할 꽃이라고 할 만큼 아름답습니다. 화엄사 홍매화는 각황전과 원통전 사이 절묘한 위치에서 피어나 사찰 건물과 조화를 이룹니다. 홍매화의 유독 붉은 꽃은 한 번도 보지 못한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본 사람은 없다고 할 만큼 아름답습니다. 또한 구례에 오시면 섬진강 다슬기 수제비와 은어튀김도 꼭 먹어보세요!
지역민과 살아보기, 로컬 밥상을 받아보기
구례의 지역민과 교류할 수 있는 로컬여행의 꿀팁이 있을까요?
최근 구례에는 지역 주민이 운영하는 카페나 빵집이 많이 생기고 있어요. 그 중에 오후3시빵집은 꼭 가보세요. 구례 귀촌인들의 사랑방 같은 곳이에요. 월인정원, 오후3시빵집은 지역의 유기농 밀로 빵을 만들어 맛있고 소화도 잘 돼요. 꼭 한번 드셔보세요. 또한 산에사네 게스트하우스도 추천드려요. 크고 좋은 브랜드 숙소도 있겠지만 이 집의 강점은 숙박객에게 주인부부가 직접 농사지은 재료로 만든 아침 밥상이에요. 로컬의 아침 밥상을 경험할 수 있죠. 이뿐만 아니라 따뜻한 주인분들과 교류도 할 수 있어요. 단지 잠시 머물다 가는 곳이 아닌 인연에 대한 생각을 해볼 수 있는 감성적 교감이 이루어지는 숙소입니다. 지역민과 함께 살아볼 수 있는 좋은 숙소입니다.
<사진. 구래애올래>
자주 가는 여행지가 있나요?
종종 아내와 함께 순천 선암사를 찾아요. 여유롭게 산책하듯 다녀오는 곳이에요. 봄에는 싱그러움이, 가을에는 울긋불긋 단풍이, 겨울에는 쓸쓸함을 느끼기에 좋은 곳이에요. 가끔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할 때면 쌍산재를 자주 찾아요. 주인장이 차 한 잔을 내어주시면 비밀의 정원 같은 고택 마루에 앉아 혼자 만의 시간을 갖곤 합니다. 최근 쌍산재가 너무 유명해져서 사람이 한가한 시간이 없다는 게 아쉽죠.
우리 가족을 따뜻하게 맞이해준 곳, 그래서 빚을 갚고 싶은 곳
임세웅 대표님께 구례란 어떤 의미인가요?
구례는 저희 가족을 따뜻하게 맞이해 준 곳이에요. 아무런 인연이 없는 지역에서 이렇게 잘 지내기도 쉽지 않잖아요. 구례와 구례 사람들이 저희 가족을 따뜻하게 맞이해줬어요. 그래서 제가 하는 일로 빚을 갚으며 살고 싶어요.
글 | 여행에디터 박소현 localholic.life@gmail.com
사진 1. 한국관광공사 김지호
캐나다에서 구례로
연고 없는 지역에서 여행가이드가 된 그의 이야기
주민여행사 구례애올래, 임세웅 대표
구례(GURYE)
l
캐나다에 살던 임세웅 대표는 한국 여행 중 구례에 방문하게 된다. '이 곳에 살면 좋겠다' 라는 생각으로
연고도 없는 구례에서 새 삶을 시작했다.
그가 들려주는 구례 이야기
안녕하세요. 저는 전라남도 구례군 10년차 문화관광해설사이자 주민여행사 <구례애올래> 대표 임세웅입니다.
아니요, 14년 전까지 캐나다에서 살다가 귀국하다가 구례에서 살게 되었어요.
2009년 가족이 있는 캐나다로 출국하기 전에 구례와 하동을 잇는 섬진강을 여행한 적이 있었어요. 그때의 기억이 너무 좋았어요. 살고 싶을 만큼요. 한국에 돌아와서 그 기억을 따라 섬진강 변에서 2년만 살아보자고 이사왔는데 그렇게 벌써 13년이나 지났네요.
큰 산 지리산과 큰 강 섬진강이 품어주는 곳
구례
큰 산 지리산과 큰 강 섬진강이 지켜주는 곳. 지리산의 웅장함과 섬진강의 잔잔함이 어우러져 포근함이 느껴지는 지역입니다. 구례의 옛 이름이 구차례인데 그 뜻이 원수가 함께 머물며 예를 찾은 곳이에요. 너그럽게 포용하는 곳. 구례는 외지 사람들을 환영하고 포용하는 곳이죠.
<사진. 구래애올래>
해외에 거주하고 있는 따님이 한국에 사시는 부모님을 위해 투어를 예약한 적이 있었어요.따님이 부모님께 구례 여행을 선물한 거죠. 그래서 제가 예약자인 딸 대신 부모님을 모신다고 생각하면서 함께 여행을 했어요. 처음에는 조금 어색했지만 차츰 편안하게 여행을 했고, 다행히 부모님도 좋은 기억을 가지고 매년 구례를 찾아오셨어요.
또 한 번은 중국에서 온 관광객을 대상으로 구례 가이드를 진행했는데 서로 대화가 잘 통하지 않아 언어의 장벽으로 초반에는 애를 먹었어요. 그런데 투어가 끝나고 저녁 식사에 초대를 받았어요. 진심이 통했나 봐요. 그리고 더불어 팁(?)도 많이 받았답니다. 구례를 찾는 다양한 사람들과 친구가 되기도 하고 그들의 아들딸이 되기도 하면서 구례를 알리고 있습니다.
죽기 전에 꼭 봐야 할 꽃, 화엄사 홍매화
<사진. 구래애올래>
맞아요. 구례의 봄은 다른 어느 지역보다 찬란합니다. 꽃 여행을 하세요. 노란 산수유꽃, 빨간 홍매화, 하얀 벚꽃 그리고 노란 수선화가 연이어 피죠. 봄에는 구례의 어느 곳을 가더라도 참 이쁩니다. 굳이 뽑는다면 저수지에 비친 산수유꽃의 반영이 아름다운 현천마을, 붉디붉은 홍매화가 아름답게 피는 화엄사, 하얀 벚꽃이 터널을 이루는 동해마을 섬진강 벚꽃길은 이 시기에 꼭 가봐야 하는 곳으로 꼽아요.
봄에 오면 꼭 봐야 하는 것은 단연 화엄사 홍매화입니다. 산수유꽃도 벚꽃도 아름답지만 화엄사 홍매화는 죽기 전에 꼭 봐야 할 꽃이라고 할 만큼 아름답습니다. 화엄사 홍매화는 각황전과 원통전 사이 절묘한 위치에서 피어나 사찰 건물과 조화를 이룹니다. 홍매화의 유독 붉은 꽃은 한 번도 보지 못한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본 사람은 없다고 할 만큼 아름답습니다. 또한 구례에 오시면 섬진강 다슬기 수제비와 은어튀김도 꼭 먹어보세요!
지역민과 살아보기, 로컬 밥상을 받아보기
최근 구례에는 지역 주민이 운영하는 카페나 빵집이 많이 생기고 있어요. 그 중에 오후3시빵집은 꼭 가보세요. 구례 귀촌인들의 사랑방 같은 곳이에요. 월인정원, 오후3시빵집은 지역의 유기농 밀로 빵을 만들어 맛있고 소화도 잘 돼요. 꼭 한번 드셔보세요. 또한 산에사네 게스트하우스도 추천드려요. 크고 좋은 브랜드 숙소도 있겠지만 이 집의 강점은 숙박객에게 주인부부가 직접 농사지은 재료로 만든 아침 밥상이에요. 로컬의 아침 밥상을 경험할 수 있죠. 이뿐만 아니라 따뜻한 주인분들과 교류도 할 수 있어요. 단지 잠시 머물다 가는 곳이 아닌 인연에 대한 생각을 해볼 수 있는 감성적 교감이 이루어지는 숙소입니다. 지역민과 함께 살아볼 수 있는 좋은 숙소입니다.
<사진. 구래애올래>
종종 아내와 함께 순천 선암사를 찾아요. 여유롭게 산책하듯 다녀오는 곳이에요. 봄에는 싱그러움이, 가을에는 울긋불긋 단풍이, 겨울에는 쓸쓸함을 느끼기에 좋은 곳이에요. 가끔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할 때면 쌍산재를 자주 찾아요. 주인장이 차 한 잔을 내어주시면 비밀의 정원 같은 고택 마루에 앉아 혼자 만의 시간을 갖곤 합니다. 최근 쌍산재가 너무 유명해져서 사람이 한가한 시간이 없다는 게 아쉽죠.
우리 가족을 따뜻하게 맞이해준 곳, 그래서 빚을 갚고 싶은 곳
구례는 저희 가족을 따뜻하게 맞이해 준 곳이에요. 아무런 인연이 없는 지역에서 이렇게 잘 지내기도 쉽지 않잖아요. 구례와 구례 사람들이 저희 가족을 따뜻하게 맞이해줬어요. 그래서 제가 하는 일로 빚을 갚으며 살고 싶어요.
글 | 여행에디터 박소현 localholic.life@gmail.com
사진 1. 한국관광공사 김지호